첫사랑의 맛 썸네일형 리스트형 첫사랑의 맛 그게 언젠가 따져보니 벌써 9년전이구나. 새내기의 봄, 캠퍼스에 피어있는 라일락의 잎을 따서 씹어 보라고 2학년 선배가 꼬셨다. 첫사랑의 맛이라구 하면서 말이다. 나는 새내기였고, 내가 권한 사람이 '선배'라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 말은 나에게 거부할 수 없는 마법처럼 다가왔다. 봄을 맞은 캠퍼스에 가득 찬 대학생활의 낭만이라는 마법 말이다. 난 첫사랑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가 생각해보지도 않고 고분고분 라일락 잎을 땄고 그 잎을 씹었다. 그냥 살짝 씹었을 뿐인데, 이빨 자국만 났을 뿐인데, 처음에는 살며시 시간이 지나갈 수록 강렬하게 입안에 야릇한 쓴 맛이 가득찼다. 물을 마셔도 없어지지 않을 것 같은 쓴 맛. 장난을 친 선배가 얼마나 좋아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그저 내 마음 속에 한 단어와 그 의..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