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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리뷰] 다크나이트 - 우리가 정말 싸워야 할 악

슈퍼 히어로물은 그리스도인들에게도 공감을 사기 좋은 장르이다.


슈퍼맨을 보며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크립톤 행성 출신으로 지구에서 악과 싸우는 슈퍼맨은


하나님의 자녀로 어두운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우리와


그 신분적인 소명측면에서 많이 닮았다.


우연히 거미에 물려 초능력은 갖게 되었지만 늘 자신의 히어로의 사명과


지독한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스파이더맨에게서는


역시 믿음과 현실 사이에서 갈팡지팡 하는 우리를 엿볼 수 있다.


여러 히어로물을 짬뽕한 픽사의 인크레더블은


소명에서 벗어난 우리의 지리멸렬한 삶을 그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배트맨은 더욱이 크리스토퍼 놀란의 손에서 다시 창조된 배트맨은


상당히 불편하다. 팀 버튼이나 조엘 슈마허의 배트맨은 환상적인 면이 강했기에


그냥 만화처럼 즐기면 되었었다. 하지만 이 리얼한 세계 속에서


그의 다크한 아우라를 내뿜는 브루스 웨인은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향과 많이 떨어져 있다.


최첨단 무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검소한(?) 람보르기니를 몰고 다니는 브루스는


부자가 되기 보다는 검소한 삶이 미덕인 그리스도인들이 지향하는 삶과 거리가 멀다.


어둠속에서 스스로 법을 집행하는 그의 정의감은


공의를 사랑하는 그리스도인들의 그것과 닮은 듯 하지만 역시 많이 다르다.


왼뺨을 맞으면 오른뺨을 내밀고, 세상 권위를 존중하고, 원수를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 말씀하신


예수의 말씀들과 대치되기 때문이다.


물론 다크 나이트에서 브루스가 보여 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그 무서운 힘과 영향력을 스스로 폐하는


인내과 내려놓음의 자세는 그리스도인들이 정말 본받을만하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만큼은 브루스의 캐릭터 설정이 불완전하지 않았나 싶다.


자기가 가진 그 대단한 힘을 스스로 없앨 수 있을 만큼 브루스가 내면이 강하고 건강한 사람이었던가.



하지만 배트맨과 하비 덴트가 보여준 실패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반드시 보고 깨달아야 할 실패이기 때문이다.


다크 나이트에서 하비는 정의감의 상징이다. 브루스 웨인 마저 하비를 자신을 대체할 만한 영웅으로 보고


그에게 고담시의 운명을 맡기려 한다.


하지만 그들이 오판한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그들이 싸워야 할 대상에 대한 설정이 빗나간 것이다.


그들의 목표는 고담시의 정의를 세우고 악을 제거하며 고담시를 평화롭게 만들기 원한다.


그래서 범죄자들을 소탕하기 시작하고 그들을 고담시에서 제거하면 그들의 목표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악의 실체는 마피아인 마로니 패거리같은 갱들의 수준이 결코 아니었다.


갱들의 돈을 받아 정치를 하고 기업을 하는 고담시라는 도시 자체가 사실은 악이었던 것이다.


수단이 목적을 대신하고, 이기심이 이타심을 눌러버리도록 조장하는 그 구조 자체가 사실 악인 것이다.


결국 배트맨과 하비는 마피아의 돈을 먹은 비리 경찰들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되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자신의 부하들을 신뢰한 고든 국장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악을 사물화 하고 얕봤기 때문에 당한 것이다.


둘째는 정의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의는 그 자체 만으로 선이 될 수 없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은 이후로


사람은 각기 제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며 살아간다. 아무리 법을 잘 제정한다고 할찌라도


법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선악을 판단하는 기준은 춤을 추게 되기 마련이다.


정의에는 은혜와 사랑이 함께 해야 선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은혜와 사랑이 없이는 억압이 되고 때로는 인간성을 말살하며 말그대로 악으로 기능하게 된다.


하비가 결국 투페이스로 되어 버린 것은 그의 정의에는 은혜와 사랑이 없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앞에 하비가 가지고 있는 정의는 결국 동전던지기로 전락하게 되며,


자신의 동전 던지기 정의를 수행하는데 있어 무자비한 존재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조커는, 조커는 단지 허상일 뿐이다.


사람들에 마음 속에 있는 실재한 악을 감추어 버리는,


저런 것이 악이고 나는 그저 선량한 사람 뿐이야 라고 안심하게 하고


그저 멀찍이 서서 악에 힘겹게 싸우는 선을 응원하며 즐길 수 있기 해 주는


사람들을 속이는 허상일 뿐이다.


배에 감추어진 폭발물 시퀀스에서 나타내듯이


남 보다 자신을 낫게 여기고 자신이 살기 위해 남이 죽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그 이기심이 바로 악인 것이다.


그러한 공허한 역할을 멋있게(멋있다고 말하기는 싫지만 그럴 수 밖에 없다)


 표현한 히스 레저의 안타까운 퇴장이 씁쓸하기만 할 뿐이다.



우리가 육신으로 행하나 육신에 따라 싸우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싸우는 무기는 육신에 속한 것이 아니요 오직 어떤 견고한 진도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모든 이론을 무너뜨리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을 다 무너뜨리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하니(고후 10:3~5)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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