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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바람인가요

제발 나를 봐 줘요
한번만 나를 내 맘을 알아줘요 그대
꽃이 피던 봄의 시작
무더운 여름과 우울했던 가을 지나 겨울

괜한호기심으로 시작된 걱정
너무나 깊어져서 이젠
나를 멈출수가 없죠
불안한 한숨과 그리움에 지쳐가는 나를

바람인가요 그저 흔들리는
나뭇잎이 떨리듯 두려운 맘을
사랑인가요 그대와 상관없이
내맘은 이렇게흔들려요

하루 열두번도 더 결심하고도
혼자서 포기하죠 그대
다른 사람들처럼 두 손을 잡고서
말없이 난 걷고 싶죠 매일

바람인가요 그저 흔들리는
나뭇잎이 떨리듯 두려운 맘은
사랑인가요 조금은 아파와도
기다리면 설레는 이 맘이 사랑인거죠

그대 막을 길 없죠
내맘 곳곳 흔들고 또 사라진대도
소리없는 울림 그대라는 바람
온몸으로 느껴요
사랑인걸요

바람인가요 그저 흔들리는
나뭇잎이 떨리듯 두려운 맘은

사랑인가요 그대와 상관없이
내 맘은 이렇게 흔들려요
바람인가요

사랑인가요 그대와 상관없이 내맘은
바람인가요...


Brown Eyed Soul 2집 2번트랙


요즘 싸이의 배경음악으로 해 놓고 계속 듣는 노래다.

'바람인가요' 이 간단한 노래구에 꽂혀

무슨 가사인지도 모르고 한동안 계속 들었다.

그러면서 한두 '구 '씩 입에 배여 버리고,

그러다가 가사 전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짝사랑을 하기 시작한 사람의 마음이었다.

지금의 나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어떤 마음인지는 너무 잘 이해하지만,

이제는 나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아마도 바람의 이미지를 좋아해서

이 노래를 계속 듣는 것은 아닐까 싶다.

3월... 새학년 새학기 새교실 새선생님 새친구들...

이 역시 지금의 나와 상관없는 단어들에 꽂혀

갑자기 설레인 마음을 봄바람으로 정의하고

그 마음을 즐기기 위해 골랐던 노래.

지금은 그 마음과 상관없이 계속 입에 맴돈다.


난 바람을 좋아한다.

2000년 여름 UDTS를 받을 때 천안 나사렛 대학교의 그 언덕에 부는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산책하고 묵상했던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다.

작년에 오랜만에 가보았더니 주변에 고층 아파트가 생기고 학교 건물도 더 많아져

그와 같은 바람은 불지 않는 거 같아서 아쉬워 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 가장 좋아하는 이미지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 산티아고가 바람과 대화하는 장면이다.


바람이 되기 원해, 사막에게 말을 걸고,

사막과의 대화를 듣던 바람이 그 대화에 끼어들고,

바람이 산티아고가 해와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바람을 일으켜 모래바람으로

해를 가져줘 눈이 멀지 않도록 해주고, 해가 말해 준대로

이 모든 것을 기록하신 그 손을 찾아가고.


짝사랑의 산들바람이 아니라

레반터

사막에서부터 불어오는 바람

바람처럼 살고 싶고

산티아고 처럼 바람이 되고 싶고

주변에 있는 것들을 한번 휩쓸고 싶은 요즘이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